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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한국적 디자인의 대안 캘리그래피

아리스노바 2006. 8. 13. 03:28
앞서 했던 포스팅에 이어 예전에 계획했던 포스팅을 하려고 합니다. 좀 더 포괄적인 내용을 얘기할 것 같은데 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군요. 인터넷의 글과 책을 참고한 부분이 있습니다.

동양의 디자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한글의 타이포그라피가 어려운 이유 - dawnsea 님

한국디자인의 많은 분야가 있겠지만 타이포그래피 부분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이야기하려고 합니다.
다른분들도 많이 공감하는 내용이지만, 한국의 한글에는 장점도 많지만 단점도 있죠. 특히 시각화, 이미지화한다면 단점이 좀 더 두드러지죠. 그래서 그런지 캘리그라피[각주:1]가 많은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광고에 사용됐던 캘리그라피


한국적 디자인에 대한 좋은 대안이자 돌파구라고 생각하는데요. 앞에 링크된 '한글 타이포그라피가 어려운 이유'라는 글과 그의 댓글에서 자세히 나와있듯 영어보다 뒤쳐지는 문자는 아니지만요. 한글 타이포그래피가 뛰어난 작품들도 많죠. 한글 타이포그래피의 한 부분으로 나온 것이 캘리그래피이고. 요즘 극장가나 서점에 가면 멋진 타이포그래피와 필체로 포장된 책이나 영화 포스터를 자주 볼 수 있습니다. 불과 몇 년 전과 비교해 본다면 부쩍 늘어났다는 걸 느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최근의 영화 포스터만 봐도 알 수 있죠. 이외의 분야 광고, CI 등등 각종 매체의 타이틀에 많이 쓰이고 있습니다. 열풍이죠. 정형화된 폰트와 달리 사람이 직접 쓰면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을 표현할 수 있고 보는 이도 감정의 접근이 쉬워 사람들이 선호 하는 거죠. 요즘의 소비자는 자극적인 광고보다, 설명적인 광고보다는 감성적인 광고에 눈길을 끕니다. 비록 무슨 뜻인지 몰라도 그 제품에 관한 설명은 한 글자도 없는 광고에 반응을 보이죠. 이처럼 감성이 중요시되는 시대가 왔습니다. 그래서 보다 효과적으로 소비자의 감성을 자극하고 접근이 쉬운 캘리그래피로 디자인의 단점을 보완하고 큰 힘을 받기 때문에 재조명 받고 있고 반듯이 발전해야 합니다.

하지만, 열풍이라고 말했듯 너무 과잉되는 것이 아니냐는 생각을 해봅니다. 요즘 보면 너무 비슷한 글자체(사람이 쓰는 거라 어쩔 수 없지만) 와 무분별한 사용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서점에 진열된 책들만 봐도, 술집에서 파는 술병에 쓰여있는 타이틀 등 엄청나게 쏟아지고 있죠. 사람이 쓰는 글자이기 때문에 몇몇 캘리그래퍼들에게 쓰이는 게 당연합니다. 그래서 더욱이 디자이너나 캘리그래퍼의 양성도 중요한 포인트일 것입니다. 이러한 캘리그래피 과잉에 대한 해결점으로는 한글폰트의 다양화도 좋겠지요. 현재도 많은 폰트와 경쟁 업체들이 생기고 있어 다행이지만, 영문 폰트와 같이 a~z까지 대/소문자를 합쳐 52글자만 있으면 되는 그런 문자가 아니라 폰트를 만드는데 힘이 드는 것은 알지만 양질의 폰트가 나왔으면 합니다. 캘리그래피의 남용은 앞서 빨리 캘리그래피를 발전시켰던 일본의 예를 보면 긍정적인 부분이 많긴 합니다.

일본의 캘리그래피 디자인



캘리그래피가 인기를 얻게 되면서 나온 윤 디자인의 폰트 '필' 시리즈가 있습니다. 캘리그라피의 관심에 큰 영향을  제공 했다고 생각합니다. '필' 폰트 특히, 유려체가 퍼지면서 대형 포털사이트의 광고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이 사용되었죠. 역시 남용의 예로 볼 수 있습니다만, 일반 디자이너들에게 캘리그라피를 알리고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 준 점은 높이 살만하죠.

캘리그래피가 사용된 사례
이야기에 앞서 개인적인 주관으로 판단된 것이고, 디자인에는 수학처럼 딱 떨어지는 '정답'은 없습니다. 그럼, 잘 사용된 예와 부적절하게 사용된 사례를 보도록 하죠. 옆의 이미지는 캘리그래피가 인기를 얻었던 초반에 나온 광고로 알고 있습니다. [베스킨라빈스 31] 의 아이스크림 광고인데요. 이미지와 캘리그래피 타이포의 조합이 정말 멋지군요. 저도 이 광고를 보고 누가 썻을까? 라는 궁금증과 혹시 몰라 폰트를 찾기까지 했던 기억이 나네요.

날아 갈듯한 얇은 선과 힘이 가벼운 느낌을 나타내는 게 잘 조합된 이미지라고 생각합니다.

영화 포스터는 찾아 본다면, 영화의 이미지와 어울림과 캘리그래피 자체만을 보면서 이야기하겠습니다.



영화 <꽃피는 봄이오면>입니다. '꽃' 자가 쓰지 어려운 자(字)로 알고 있는데 균형이 좀 오른쪽으로 치우쳐져서 포스터에서 타이틀이 오른쪽으로 쏠린 느낌이 들게 하네요. '봄' 자도 재치있게 잘 쓴 것 같습니다. 충분히 봄의 느낌이 들죠? ^^; <웰컴 투 동막골>은 캘리그래피가 쓰여진 포스터 중에서 가장 잘 쓰인 포스터 같습니다. (아주!) 특징이라면 '웰'의 'ㄹ'과 '컴'의 'ㅁ'이겠죠. 'ㅁ'이 균형을 잘 잡아 주면서 글자가 전체적으로 고르게 힘이 들어가고 동적인 느낌이 이미지와 잘 어울립니다.


<댄서의 순정>은 날렵한 춤의 이미지 때문인가? 그러 느낌일 살리려고 한 것 같지만 타이포 전체의 균형도 맞지 않고, '순 '자나 '정' 자가 너무 뭉개진 느낌을 받았습니다. 과장하려는 이유였는지 모르겠지만 잘못된 선택이 아닐까요. 차라리 '댄서의'와 같은 느낌으로 갔다면 좀 더 나았을 거 같습니다.
그리고 <태풍>은 태풍이라는 단어에서 나오는 힘을 잘 살리려고 한 거 같은데, '태'와 '풍'이 완전 따로 노는 것 같습니다. '태'는 정적인 느낌이 들고 경직돼 있다면, '풍'은 너무나도 동적입니다. 'ㅍ'의 모양만 봐도 그렇죠. 제일 잘못 사용된 사례 같네요. 그래서 영화 흥행도 실패했나? (...)

이렇듯 텍스트를 시각적인 매체로 보다 효울적으로 표현하려고 타이포그래피를 사용합니다. 그 타이포그래피에서 한층 더 생각한 게 캘리그래피이고요. 이렇게 우리나라 한글을 이용함으로써 서구식 문화와 디자인, 그 속에서 한국적인 디자인이 더욱 좋은 취지에서 널리 퍼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저도 디자인을 하다 보면, 어쩔 수 없이 [한/영]키를 눌러 잘 알지도 못하는 영어 단어를 쓰면서 디자인을 할 때가 있습니다. 한글을 사용하자니 마땅한 폰트도 없고, 어쩔 수 없는 부분에 아쉬웠는데 이런 효과로 한글의 폰트도 많이 나오고, 보다 쉽게 접할 수 있는 캘리그래피, 그리고 더 나아가 '우리 문화'에 대한 자부심을 키울 수 있는 좋은 방안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래는 캘리그래피가 사용된 매체입니다. 감상해 보세요.

마지막으로 밤새글을 쓰느라; 좀 비몽사몽한데, 어설픈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캘리그라피에 관한 정보와 캘리그래퍼로 유명하신 분들의 사이트 소개
강병인 님 | http://www.sooltoing.co.kr/
필묵 | http://www.philmuk.co.kr/
필거 | http://www.pilgeo.com/
  1. Calligraphy 그리스어로 Kallos는 '아름다움'을 graphy는 '서풍, 서법'을 말한다. Calligraphy는 이를 합친 말로 자형()이나 배열에 따라 아름답게 쓰인 문자 또는 필법을 말한다. 지금에 와서 편하게 이야기하자면 즉, 모필 문자를 조형적으로 아름답게 묘사하는 기술을 말합니다. 서예로 번역하기도 하지만 명확한 디자인 의도로 컨셉트에 맞는 글자와 이미지를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는 전통 서예와 구분됩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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