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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potless Mind
완벽주의자 본문
어느날부터 내 성격이란 곳에 완벽이라는 단어가 들어가기 시작했다. 내 생각으로는 지극히 필요없는 부분일 수 있는 곳에만 '완벽'하다.
집안청소나 성적, 인간관계에 있어서는 완벽치 못하면서 웹사이트의 1px 따위에 신경쓴다. 그림 그릴때의 선 하나, 종이접기 할때의 한치의 오차없는 포개짐에 희열을 느낀다. 안정을 느낀다. 1px을 따지는 걸 보면 시쳇말로 존나 까다롭다. 강박증이라고 하나? 결벽증도 비슷한 맹락이겠지. 몇 가지 상황들을 돌이켜 보면,
하나. 지금 내 블로그를 IE(6)로 보면 상단의 종이 이미지에 [세상물들이기 타이틀과 메뉴]가 있는 곳과 블로그 몸통으로 넘어가는 부분에 약간의 공백이 있다. 내가 소스를 못 만져서 그렇겠지만 FF에서는 내가 의도한 그림자 효과가 미세하게 있어서 보기 좋은데 IE이거는 공백이 너무 커서 떨어져 있는 것 같다. 아... 내 블로그에 접속을 하면 즐거워야하는데 글을 읽거나, 댓글을 달때마다 눈에 거슬려서 짜증난다. 블로그를 접속하는 사람들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 부분이지만... 상단 메뉴에 있는 RSS이미지와 메뉴역할을 하는 폰트(bolg, tag..)와 높이가 맞지 않아서 그것도 거슬린다. 아~ 신이시여.
둘. 책과 거리는 멀지만 책은 꼭 사서보는 타입인데 책을 샀을때 책장이 깔끔하게 제단되어 있지 않거나 본드칠이 일정하지 않아 책장이 약간이라도 비스듬하게 열리면 책읽는 내내 그걸 신경쓰고 결국 짜증나서 서점가서 (따지고 우겨) 파본이라고 바꾼적이 몇 번있다. 다른 사람들은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그런 점이다.
셋. 초등학교, 중학교 때만해도 지우개를 늘 가지고 다녔다. 필통이 있었으니... 친구들이나 지우개를 쓰다보면 연필 혹은 샤프를 지우개의 몸통에 꼿아 작은 구멍이 생기곤 하는데 그럼, 지우개로 지우다보면 틈이 벌어지고 갈라지게 된다. 성격이 요상한 나는 그것도 꼴을 못본다. 그런 지우개는 오히려 반으로 쪼개 딱 반듯한 모양을 만들어야하고, 아니면 그 구명 주위를 비벼 구멍을 배워야한다. 그래야 볼만했다. 그래서 내 지우개는 구멍이 하나도 없는 그런 말끔한 지우개였는데 이런걸 이해 못하는 친구들이 샤프로 '콕콕' 쑤시며 놀렸던 기억이 난다.
그래서 싸웠다. (...)
이런 경험 말고도 참말로 많은데... 잘 기억이 안 난다. 내겐 일상이고 꼭 그래야만 했으니까. 그렇겠지.
몹쓸것 같다. 내가봐도 그 작은 것 때문에 신경쓰는 날보면서... 피곤해하니깐. 되고자하는 디자이너의 습성(?)으로써는 좋을지도 모르겠다. 하나 하나에 꼼꼼히 계획하고 정확해야 하니까. 그런데 가끔 잠을 못 자면 이러면 안돼지만 자기 합리화. 결국 자기에게 설득당하곤 한다.
내 블로그에 자주 들르셨던 분은 알겠지만 지금 새로운 스킨을 준비중이다. 그런데 안나오고 늦춰지는 이유와 현재 스킨이 바뀌는 이유도 이'완벽' 때문이다. 현재 스킨도 내 마음에 100%에 안든다. 100%로 마음에 드는 스킨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어렵겠지만 고칠 부분이 수두룩하다. 그러다보니까 새스킨은 커녕 현재 스킨 뜯어고치는데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
신경을 조금만 덜 쓰면 되는건데 그게 이렇게 힘들까... 지금 내 주위를 둘러봐도 모니터나 옆 책상에 붙어있는 포스트잇은 정확한 규칙과 여백을 가지고 붙어있다. 그런데 내 책상꼴은 말이 아니다. 널부러져 있는 잡지. 디카. mp3p. 음악 앨범들... 귀신나오기 3분전이다.
묘하지. 모든것에 완벽하지 못하는데 아주 작은 습성들... 아직 뭐라해야될지 모르겠지만... 이런 모습이 '나'같다. 남들과 다른 점. 아리스노바라는 객체의 속성. 다른 객체와 다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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