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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CIAOSMOS를 찾다.

아리스노바 2011. 5. 4. 00:16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김민홍과 송은지


초등학교 시절만해도 아카시아 꽃을 본 기억이 난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의 리뷰를 신청하면서 곧 아카시아가 만개할 5월이었다. 하지만 도심에서는 보기 힘든 꽃이라는걸 이제서야 알았다.
Album Infomation

track title
1 CIAOSMOS
2 DREAM IS OVER
3 LadyBird
4 Life is Noise
5 23 Red Ocean
6 물에 사는 돌
7 서부간선
8
좋아하는 것, 괜찮은 것
9
던져지고 있는 돌
10
Love On

4년 만에 발표한 [CIAOSMOS (챠오스모스)]는 이탈리어로 안녕인 'Ciao'와 우주를 뜻하는 'Cosmos'의 합성어로 '안녕들로 가득 찬 우주'라는 뜻의 앨범. 민홍이 여행지에서 우연히 포착한 차창에 비친 풍경을 담은 앨범 커버 사진처럼, 이번 앨범 <CIAOSMOS>는 도시에서 일상적으로 들을 수 있는 소리를 전자음을 통해 낯설지 않게 들려준다.

차창에 비친 풍경은 바쁘게 돌아가는 일상의 한컷같다. 카메라 셔터스피드 몇백초분의 1의 장면. 예전의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이하 소아밴)는 일상에서 쉽게 지나치는, 아니 그냥 상주하던 대상을 음악의 소재로 사용했다.
예를 들면, 서점에 즐비한 자기개발서를 읽다보면 나도 충분히 알고 있는 사실을 설명하며 내 고개를 끄덕이게 만든다. 소아밴은 내게 그런 밴드였다.

소규모 아카시아 밴드 TEASER from withblog on Vimeo.


이번엔 '사운드'다. 일상에 뭍혀 사는 내 집중의 대상이 될 수 없는 소리로 아름답지도 않고 불안한 사운드가 담긴 티져를 봐라.
특유의 몽환적이고 아스라한 느낌은 계속 가지고 가지만 무엇을 얘기하고 싶은 걸까. 많이 어려웠다. 사실 어려운 게 당연했는지도... 얼마나 많은 소리를 중첩했을까 세어보기도 했지만, 중간에 포기했다. 모르겠다. 조용한 곳이고, 시끄러운 버스 정류장 등 소리에 귀기울이고 있으면 음악인지 소음인지 소리인지 분간이 안 돼 고개를 두리번거린 게 한두 번이 아니다. 그래서 그랬는지 도통 음악에 집중이 되지 않아 다른 음악을 다 지우고, 집에서는 시디플레이어를 꺼내 듣기까지 했다.

아마 나와 비슷하게 예전의 소아밴을 기대하고 듣는 사람이라면 심호흡 한번 하고 더 들어보길. 그리고 앨범 트랙의 순서를 지켜듣는 재미도 있으니 참고하시길.

내 상태를 가장 파악하기 쉬운 방법은 내가 가진 감각들에 집중하는 것이다. 잠자리에서 시계 초침소리가 들리고 안 들리고의 차이는 집중. 얼마나 귀기울이냐는 것이다.
주변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여유를 가져보라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중경삼림의 양조위의 시선처럼 내가 주인공이 되는 이야기.
숨의 고르기, 심장의 박동수, 귀에 어떤 소리가 들리고 바람의 느낌은 어떤지 느끼다 보면 소아밴의 CIAOSMOS가 아닌 나만의 CIAOSMOS를 들을 수 있지 않을까.


ps. 위에 내가 뭐라 적은지 모르겠다.... 혼란스럽다. 성공해야 행복해지는 걸까. 행복해야 성공할 수 있는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