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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TE

친구들의 빈자리

아리스노바 2006. 12. 13. 15:00


메신저에 들어가면" D-XX" 에서 부터 "다음주 야심만만은 못보겠군..."까지 하나둘 대화명을 채우고 있는 글은 다름이 아니라 군대 카운터이다. 대한민국의 건장한 남성이라면 다녀와야 하지만 그냥 좀 서글프다.

친구들이 떠난다는 것에 대해서 크게 생각하지 않아서 일까? 별다른 느낌 없었다. 다만 먼저 떠나는 구나. 나도 곧 가겠군. 나는 가만히 서있는데 핸드폰이고, 달력이고 숫자 자나가는 세월을 덩그러니 바라볼 수 밖에 없었는데 오늘은 좀 느낌이 다르다.
고등학교 때 친한녀석이 12월인가 11월 말에 간다고 했었다. 술먹자고 날자 잡으라고 했었는데 연락이 없어 미니홈피에 가봤다. 방명록을 봐서 알았다. 군대 갔다고. 그나마 대학교다니녀 좋은 여자친구 만나더니 여자친구가 챙겨주는군...
미니홈피에 정붙일 녀석도 아니어서 그렇겠지만 썰렁한 미니홈피를 보고있자니 시리다.
추운데 홀로 가서 고생은 안하는지... 훈련은 고되지 않은지... 고등학교때나 졸업후 만날 때마다 어리버리 깐다고 그렇게 모진 구박을 했었는데 고참들에게 갈굼은 안당하는지 걱정된다. 그냥 내 시야에서 사라져간다는 게 시리다. 나도곧 그곳으로 가겠지만... 더 힘들더라도 같이 훈련 받고 같이 맞았으면 덜 시릴텐데... 어딜가나 좋은 인연이 있지만 내 친구들만할까. 2년이란 시간도 짧은 시간은 아니지만... 친구들 모두 좋은 동료이자 친구 사귀어서 덜 힘들었으면 좋겠다.

한명 두명 사진첩에는 군대가서 처음으로 찍은 사진들속에는 처음보는 모습이다. 어울리지않는 군복에 어설픈 자세로 즐거운건지 머쩍은 미소가 입가에 살짝 머무리고 있다. 그렇게 덩그러니 남아있다. 여러사람들 속에서.
제대하고 나면 그런 사진도 추억이랍시고 술자리에서 한데모아 이야기를 떠들겠지만 말이다.
빨리 왔으면 좋겠다. 2년이란 시간이 지나 만날 친구들...

날씨가 흐려서일까. 모니터 앞의 창문에서 느껴지는 한기가 더 차가워서 일까.
오늘따라 시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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