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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감 백배 deb <백만불짜리 여자>

아리스노바 2011. 7. 28. 01:37


스마트폰, 노트북의 배터리 수명을 신경쓰고, 주기적으로 관리하기 위해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배터리의 수명을 길게 하기 위해서 이리저리 묻는데 사람에게 배터리는 뭘까? 뭐 기계처럼 리튬이니, 이온이니 하는 것 처럼 사람에게도 수많은 배터리가 있겠지만 난 그중 자신감이라고 생각한다. 


눈에 빛을 뿜으며 달려나가는 모습이 제일 아름답기도하고... 사실 친구들이 내게 "넌 자신감 빼면 시체"라는 둥 자신감을 넘어 오만하다는 소리까지 듣는데 요즘엔 자심감 대신 게으름이 차오른다. 20대 한창일 나이에 이렇

게 물에 젓어 축 늘어진 걸레 처럼 있는데 30대의 여자가 자신이 백만불짜리라며 당찬 모습으로 나왔다.



‘뎁(deb)’은‘거리를 배회하는 사춘기 불량소녀’라는 뜻이다. ‘홍대 앞을 배회하는 사춘기적 감성의 4차원 아티스트’라고 불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deb(뎁)의 <백만불짜리 여자> 그냥 한곡의 제목이거나 이야기겠거니 했는데

1집 를 발표한 뒤 각종 매체의 인터뷰와 음악프로 출연, 클럽과 페스티벌 라이브 등 바쁜 대외활동과 함께 다양한 스튜디오 작업 또한 놓지 않은 싱어송라이터 뎁(deb)의 새 앨범이 발매되었다. 이번 앨범도 단기간의 작업물이 아닌, 1집 이후 곧바로 착수해 오타쿠스러운 태도로 쌓아온 흔적인 곳곳에 보인다. 방향선회보다는 더 치밀한 사운드 메이킹과 컨셉으로 확고한 방향을 보여주는 듯한 2집 <백만불짜리여자>는 ‘백만불짜리 여자 자가육성 성장기’라는 독특한 컨셉트를 갖고 있으며, 섬세하면서도 때로는 과감한 ‘예쁘고 난폭한’ 사운드로 음악인의 성장과 세상을 향한 관점을 은유하고 있다. 


위와 같이 나는 백만불짜리 여자, 이 앨범의 주인공은 김민경(deb)이라 생각한다. 좋아하는 뮤지션 가슴한구석에 두고 지켜보다 보면 소포모어 징크스에 가슴이 쓰릴때가 많지만 뎁은 영화 <포레스트 검프>의 비스킷 상자같이 우울하고, 감정적이며 활기차게 기쁘지만 긴장감있게 자신의 성장을 치밀하고 당당하게 준비한듯 

소포모어 징크스는 백만불짜리 여자에겐 있을 수 없는 일처럼 슬쩍 지나간다.


성장하며 격는 다양한 에피소드 처럼 수많은 악기로 다양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음악적 조예가 깊지 못해 그녀가 들려주는 모든 악기를 다 구분할 수 없다는게 이내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재즈와 탱고를 베이스로 이용하며 긴장감을 유지하고, 신디나 기타 등으로 다양한 사운드를 뿜어낸다. 1집 보다는 재즈적인 느낌은 줄고 락과 복고풍의 팝적인 요소가 늘었다. 치밀하게 준비한 만큼 많은 사운드들이 복합적으로 있어서 다소 산만하고 난해하게 들릴 수 있는 요소라고 볼 수 있겠지만, 그 경계를 정확하게 지키고 있다고 본다. 




당당하고 활기찬 발걸음이 연상되는 01. theme와 연결되는 02. 멋진 인생으로 시작된다. 7,80년대 뮤지컬 영화의 무대에서 당돌한 여자가 남자를 꼬시듯 

'새 인생을 사는 대신 너의 어떤걸 걸겠니?'
다시다시 이제부터 어디한번 얼마든지 갈때까지

03. 소녀여 기타를 잡아라는 멋진인생의 당당함을 계속 이어 "노래가 되라, 세상에 퍼져라" 음악이 너무 하고싶고, 데뷔하고픈 열정과 포부가 느껴지는 곡이다. 시기로 따지면 대학을 갓 졸업한 20대의 시작 즈음의 모습이다. 앨범은 밝고 에너기자 넘치는 분위기에서 사랑을 노래하며 잔잔히 막을 내린다. 


앞부분의 노래들은 내가 생각하는 뎁의 이미지와 닮아 있었다. 자신감이 노래를 통해 전해질 만큼 리듬감 있고 박력있는 비트에 뎁의 '어른, 아이 목소리'를 넘나든다. 대부분 페퍼톤즈의 객원 보컬로 알려졌는데 <백만불짜리 여자>에서는 페퍼톤즈가 객원 보컬로 참여했다. 주거니 받거니 좋아보이는 모습이지만 이런 구성을 뎁이 의도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페퍼톤즈가 객원으로 참여한 06. 모노레일은 모노레일의 트랙처럼 한바퀴 돌고 나면 성장할것이라는 가사로 포부가 넘치는 멋진인생과 소녀여 기타를 잡아라에서 큰 꿈을 앉고 있지만, 누구나 격는 시련 혹은 게으름이 밀려오는 시기의 자기다짐을 노래한 것 같다. 모노레일의 두근거림을 따라가다보면 페퍼톤즈의 "머리속에 그려놓은 레일 달궈진 채로 달려간다."소절을 부를때는 보컬 처럼 마음도 하늘 높이 붕~ 뜨더군요. 곡의 끝에서 오는 딩~하는 소리도 뭔지 모르겠지만, -찾아보니 비브라폰이라는 악기 같다.- 묘한 기분을 선사해 계속 듣게되는 곡중 하나다. 요즘 같이 슬럼프라 쓰고 게으름이라 읽는 시기엔...





08. 지하요새는 뎁의 사차원 정신세계를 여실히 들어낸다. 얼핏 동경사변의 시이나 링고도 떠오르고, 음악만 들어서는 복잡한 심경. 난해한 멜로디와 가사인데 첫 소절을 알아듣기 어려워 앨범에 가사 보다가 으잌 뿜을 뻔했다. 의도한듯 띄어쓰기도 되어있지않고 수많은 느낌표와 물음표들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가사를 보고 들으니 띄어쓰기 되어 있지 않은 가사 그대로로 부르려고 한다. 지하요새에서 고군분투하며 시니컬한 자신의 모습을 그린 것 같다.


그녀는 이제 서른이 넘었지만 출처 불명의 통계를 따르면 모든 세대들은 특정 세대들의 희생양이라 생각한다고 한다. 베이비 붐세대나, 88만원 세대처럼...

계절로치면 환절기. "애매한 계절에 한가운데. 다 컷지만 어렸던 나에게. 이내 곧 다가올 매서운 추위를 아무도 미리 일러주지 않았어." 로시작하는 09. 환절기사건 재즈의 냄새와 적당한 목소리톤. 날선 칼날 같은 가사가 마음에드는 곡이다.


애매한 계절의 한가운데 
다 컷지만 어렸던 나에게
이내 곧 다가올 매서운 추위를
아무도 미리 일러주지 않았어 

애매한 계절의 한가운데 
봄날은 그저 찰나의 순간
떠날 사람에게 탕진해 조각난 마음을 
묵묵히 주워 담는다.

누가 황홀하다고 내게 말 했던가
아무것도 모르던 내게 말 했던가
범람하는 칼바람이 베어가려는 옷깃을 이내 여미며

애매한 계절의 한가운데
시퍼렇게 날선 모서리를 구겨 넣고 도망치는 
그 누구의 시선도 잡아두지 못한 애달픈 등어리에

누가 황홀하다고 내게 말 했던가
아무것도 모르던 내게 말 했던가
성가시게 느린 시간.
광장의 한가운데 우두커니, 문득.

애매한 계절의 한가운데
다 컷지만 어렸던 나 에게
이내 곧 다가올 매서운 추위를
아무도 미리 일러주지 않았어 


이번 폭우처럼 자신감이 넘칠때가 있다가 일을 그르치고 실패를 맛보면, 세상탓하기 쉽상인데... 이런 생각이 독이든 약이든 내겐 담배 한모금보다 달달할때가 있었다. 그런 남탓을 너무 처절하게... 담담하게 하지만 뒤끝이 구린 가사가 너무 맘에 든다. 환절기라는 표현도. 이번 앨범중 가장 마음에 드는곡이다. 


그리고 결국 성장에서 빠질 수 없을 사랑. 흔해빠진 사랑타령을 하는데 쉽게 공감되는 가사도 멜로디도 아니라 조금 사랑테마는 좀 아쉽다. 13. 랑데-브로 12곡의 이야기를 마무리한다. 공연장에서 앵콜곡과 같은 가사다.


들리나요, 나의 목소리 멀리 있어도 알 수 있는
기억하는 그 모습은 그저 비록 잠깐 일지라도

우리는 사소한 우연으로 만나게 됐어
지금 이렇게 마주쳐 다행이야
너의 곁에 잠시라도  머무를 수 있는 잠깐의 시간이
언젠가에는 사라져도 유일한 지금을 부디 마음속에 담아줘

보이나요, 낮은 울림 멀리 있어도 알 수 있는

우리는 먼 길을 떠돌다가 만나게 됐어 광활한 이곳에 먼지 같은 순간

너의 곁에 잠시라도 머무를 수 있는 잠깐의 시간이
언젠가는 사라져도 유일한 지금을
부디 마음속에 담아줘


그렇게 아쉽게 인사하지만 그녀의 모노레일처럼 시작과 끝이 연결된 레일을 한바퀴 돌고나면 어제보다 나은 내가 되어 있기를 기대해봐도 좋아을거라 생각된다.

재미있는 성장통(?) 잘 들었어요!


어떤 악기가 들어갔는지 궁금한데 포털이나 음반 정보에는 나오지 않아서 옮겨봅니다. 
눈알 빠지는줄 알았네요.


Produced by 이성문 | All songs written, arranged, instruments programmed & directed by 뎁(deb)
Recorded at CavareSound & DragonYAMA | Mixed by oZZang at Studio 524 & CavareSound studio
Mastered by 최효영 at SONIC KOREA

Analog synth (Track 4,5,7,11,12,13) Organ (Track 1,2,7,8,12,13) Mellotron (Track 10) Acoustic guitar(Track 3) Drum & Beat (All track) Performed by 뎁(deb)

Piano(All track) : 윤서현 | Bass (Track 4,5,6,10,13) : 최희철 | Acoustic guitar (Track 4,5,6,10,11,12) : 김정웅 | Electric guitar (Track 1,2,3,5,8,11) : JANE | Drum technical adviser (All tracks) : 김성욱 | Guest vocal (Track 6) : 페퍼톤즈(Peppertones)

Visual coordinator : uin | Design : fatagaga | Photo : 홍철기 at BaraStudio



관련 사이트
뎁 공식 사이트 | http://www.bedeb.com/
소속사 카바레 사운드 | http://www.cavar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