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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Spotless Mind
가끔 내게 외롭지 않으냐?, 넌 어떻게 지내느냐? 묻곤 하는데 가끔 찾아오는 성욕 빼고는 이렇다 할 외로움이란 걸 느끼지 못했었다. 사실 이런 질문에 뭐라 답해야 할지 망설여지기도 했고, 내가 외로움이란 감정을 아직 느끼지 못할 만큼 사람들이 곁에 있어줘서 그런 것 인지.아니면, 통상적인 외로움이란 감정이 결핍인지 나도 잘 모르겠지만 요즘 갑자기 '이상한' 외로움에 휩싸였는데, 갈구하는 것이 있어야만 외로움을 느끼는 것 같다 정도?마음 가는 사람이 생기니까 되려 외로운 것 같다는 거다.
사람에 대한 기대치가 낮고 삶에 대한 전망이 어두우면 웬만큼 나쁜일이 닥쳐도 절망하지 않습니다. 왜내하면 사람이란 온히 기댈 수 있는 대상이 아니고, 삶이란 결코 장미와 와인의 나날일 수는 없는 것이라고 평소여 여기고 있기 때문이지요. (중략...) 비관주의자가 꼭 불행한 삶을 사는 것은 아닐지도 모릅니다. 불행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비관적 전망은 기대하지 않았던 행복이 찾아올 때 좀더 감사하는 마음을 갖게 해주는 것인지도 모르구요. 그러니까, 당신이 비관적인 성향을 가졌다고 해서 불행으로 가득찬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기대가 적다면, 오히려 하루하루의 작은 행복들은 더더욱 생생하게 체험될 수도 있으니까요. 이동진
몇년전에는 영화 포스터가 따스해 보이거나 해피엔딩으로 끝날 것 같으면 보지도 않았고 뒤 끝이 구려했다. 당연히 누가 영화 어떠냐? 물으면 손치레를 떨었고,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영화에서나 가능한 SF 처럼 생각했다. 의형제가 언해피엔딩이었다면, 다시 장훈 감독의 영화는 안 봤을 것 같다. 이런게 변태(變態)도 아니고 대단한 변화도 아니지만, 의도했던 아니였던 내가 이렇게 바뀔 수 있게 해준 몇 사람에게 고맙다는 인사를 하고 싶다. 아, 학교에서 사람에 대한 믿음이 사라지는 시점에 교과서적이지만 교훈을 준 의형제에게도...
기대고 싶다. 누군가 속시원하게 명쾌한 해답을 줬으면 좋겠다. 무리한 욕심 아니, 상상이려나... 5월이 가정의 달이 맞는가보다. 3년전도 그랬고 현재도 그렇다. 항상 의미가 좋으란법은 없잖아. 화목한 가정의 달도 아니잖아. 사사로운 감정에 휩쌓여 자신을 망치지 말고 냉혈한이 되라고 말했고 말해왔지만 정작 나는 좆같이 그러지 못하고 있다. 내 뿌리이자 보금자리라는 곳이 내 모든걸 망치고 있는 것 같다. 모든게 귀찮아지고 혼자 골방에서 썩어 뒈지고 싶은데, 그러고 있으니 외롭다. 좆같은거지... 위로받고 싶고, 해결하고 싶다. 흉물스럽고 파렴치한, 버림받을 몹쓸짓까지 하며 발버둥쳐도 씨발 어떻게 1나노미터 만큼도 변하지 않는다는게 씨발스럽다. 씨발
30분도 되기전에 또 주체못할 화를 냈다. 별일도 아니라고 생각하는일에 눈물 흘리는 엄마를 보면 후... 내방에 와서 조용히 넋두리 하시며 우는걸 난 왜 받아주지 못하는건지. 어려서는 힘내라고 옆에서 같이 울곤했는데 나이를 먹어서인지... 아니면 그만큼 차가워진 것인지 모르겠다. 차가워진 것같다. 가시를 들고 다니는... 사람과의 소통을 즐기고 그리워 하면서 새로운 사람에 대해서 가시를 누그러뜨리지 못하는 바보같은... 오늘 아침 병무청의 문자로 군대가는 날자를 정했다. 4월 30일. 예정보다는 무척 늦은 날자지만 이렇게 집을 나서야 한다는 것에 걱정이 앞서서 좀더 늦게 갈걸하는 후회가 남는다. 아무리 좋게 생각할려고 해도 좋은 마음을 가져도 내 생활에 한 줄기 빞은 언제 보일까?
우유부단 어물어물 망설이기만 하고 결단성이 없음. 내 성격이 우유부단해 고치려고 지지리도 노력했지만 요즘 외모보다도 고치기 어려운게 성격과 습관이다. 나름대로 성격 개조를 시작. 너무 개조해 막나가는 스타일이 되어버렸지만 정작. 우유부단함 때문에 아직까지 피곤하다. 누가 부탁을해도 잘 끊지 못해 없는 시간. 싫은 내색하며 건성건성 들어주고 부탁한자도 시간날리고 부탁 안한만 못해 껄끄럽다. 남 생각하는 마음 여린사람들이 우유부단하다고? 부탁을 들어줄까 말까 망설이다가 개죽 만들바에 차라리 '내가 못된놈 되고말지'라며 칼로 무썰듯 거절할 것은 거절하는게 싸가지없고 차가워 보여도 마음 좋은 사람이다. 어렵고 하기싫은 부탁 안해 나도 좋고, 그 사람도 다른 사람에게 부탁하든 다른 방법을 찾게되면 서로서로 편한거..
Can Architecture Make You Fat? 열량 섭취량보다 소비량을 늘리는 것이야말로 다이어트의 정도이다. 살 빼기에는 운동이 최선이고, 그래서 새해가 되면 헬스클럽에 일단 등록을 하고 본다. 하지만 정작 우리가 일상의 대부분을 보내는 집이나 회사 건물 때문에 점점 더 비만이 되어간다는 사실은 쉽게 간과하고 만다. 1월 3일자 지의 기사 ‘건물이 인간을 살찌게 한다’는 바로 이러한 문제에 주목한다. 영국의 정부 자문 기구인 ‘건축 및 환경 위원회(Cabe: Commission for Architecture and the Built Environment)’는 도시계획과 건축물이 국가적으로 비만을 확산시키는 원인이 되고 있다는 문제를 제기했다. 따라서 주거지와 일터의 건물을 운동량을 더 늘리는 ..
조용히 지내려고 했던 쌀쌀한 화요일 집에 도착하자마자 친구의 문자 한통으로 집밖으로 나섰다. 버스에서 울리는 전화벨. 평소 담배를 물때 한까치 건내주면 극구 사절하던놈이 피씨방에 흡연석에서 대기하란다. 역시 뭔가있구나 이놈. 그렇게 조용할 것만 같았던 화요일이 술로 화려해진다. 가족문제로 자주 가족회의를 하러 가셨던 엄마. 굉음이 울려퍼지는 노래방에서의 안부 문자 한통을 시작으로 나는 수요일을 시작한다. "어찌하여아들이문자가없네뭐하시나요지금껏" 어느 부모님과 같은 띄여쓰기 없는 문자를 보면 대번 엄마의 문자구나라고 생각한다. 오늘따라 나긋한, 엄마 답지않은 문체로 날라온 문자한통. 생각에 잠겼지만 곧 내차례를 기다리는 마이크를 쥐어잡고 잊는다. 서비스 왕창 주시는 노래방 사장님 덕분에 오늘도 버스를 놓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