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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으로 노래하는 이승열, 올림픽홀 개관기념 콘서트

아리스노바 2011. 7. 7. 01:21

공연장 내 사진 촬영이 안된다는 표시와, 공연장 규모가 적어 DSLR로 촬영시 공연관람에 방해가 되어 찍지 못하고 올림픽홀 블로그의 박창현님의 사진으로 대신함을 알립니다.
(아이폰으로 동영상은 찍었어요...) 


평소 앨범 리뷰를 하는 위드 블로그에 이승열이란 이름을 보고 순간 멈칫했던 기억이 난다.
<나가수>가 한창 열기를 띌때 친구들이나 주변에서 장난삼아 이선희, 윤미래, 조용필등이 나오면 어떨까 하고 생각할때 나는 이승열을 떠올리곤 했다. 하지만, 대중과 너무 멀기만한 뮤지션이다.

이승열을 언제부터 알았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아마도 애니메이션 <원더풀 데이즈>를 통해 이름 석자 알리기 사작했던 것 같다. 내 나이 또래에는 잘 모를 수 있는 뮤지션인데 친구들과 모이면 이상하게도 유앤 미 블루부터 이승열이야기가 끊이지 않았다. 앨범이 없는 친구에게 선물해줬던 기억이 난다.

<나가수>를 통해 진정한 음악이 뭔지에 대해 느끼는 시점에 공연 타이틀
"우리시대 가슴으로 노래하는 뮤지션"이라니, 예전 내 생각을 보상받는 느낌이었다.

공연은 올림픽공원 내 올림픽홀 개관기념 무료 공연이었다. 대부분이 올림픽홀 뮤즈 라이브 블로그 이벤트에 당첨되어 오신분들 같았고, 무료여서 그런지 생각보다(?) 많은 분들이 모였다. 생각보다 늦게 도착. 오후 4시에 시작인데 여러 문제점으로 거이 5시가 되어서야 입장. 공연이 있었던 뮤즈라이브는 200여명 정도를 수용가능한 소공연장 크기였다. 좌석이 배치되어 있어서 스탠딩 공연은 힘든 공연장이다.


늦게 도착해서 지정좌석이 아닌. 보조좌석(미지정)인데, 무대 바로 앞에 임시 좌석이 있어서 냉큼... 뛰어 들어가 앉았다. 늦어졌던 시간 때문인지 관객들이 착석하고, 플럭서스의 안녕바다의 오프닝으로 빠르게 시작됐다.
바로 눈앞에서 궁금했던 안녕바다의 인사 멘트를 듣는데 으악. 아니더라.
양 사이드에 있는 스피커의 소리가 새어나가는 느낌이 들고 무대의 드럼 소리가 바로 코앞에서 울리니 보컬 목소리가 뭍히는 느낌이 아닌가. 얼굴 보러온게 아닌데... 보조석은 보조석였다.

플럭서스의 뮤지션은 왠만하면 다 들어보는데 귀여운 이미지로 여성들에게 인기가 많을 것 같다; 예전 앨범 재킷때보단 살이찐듯.. 보였고 무대 조명을 가르키며 '별 빛이 내린다'를 부르니 느낌도 살고 역시. 직접 들어야한다.


안녕바다는 자신들의 히트곡과 김광석의 변해가네를 편곡해서 들려줬는데 색다른 느낌. 너도 가수다!
1. 내 맘이 말을해
2. 김광석 - 변해가네(편곡)
3. 별 빛이 내린다.

오프닝이 끝나고 막간의 타임. 무대가 끝나고 불이나케 나가는 몇 사람을 포착! 그분들이 앉았던(-_-) 지정석으로 잽싸게 자리를 옮겼다. 정 중앙으로! 아주 태연하게 앉았지만 사실 주인이 다시 올까 무서웠다. 안녕 바다의 절실한 팬이라 믿는다. ㅎㅎ
자리를 옮기고 나서는 앞자리보다 훨씬 좋은 소리를 들려줬다.  


드디어 이승열.
실물로는 처음. 너무 긴장되는 순간 공연은 5am 으로 시작됐다. 1집 이날 이때 즈음에의 첫번째 트랙으로 평소 좋아하던 노래라 꼭 듣고 싶었던 노래중 하나였는데 처음부터 날 녹이기 시작.
평소 이어폰으로만 들었던 목소리를 실제로 들으니 눈물아 앞을.... 가릴뻔 했다.
앨범에서는 힘있고 절박한 느낌의 곡인데, 이곡 뿐만 아니라 이번 공연에서는 여유있게 부른것 같다. 어퍼치나 매치나 내겐 세레나데 뺨치는 상황이지만, 따라부르다 솔찬히 놀랐다.
 

세곡을 연달아 부르고 멘트 타임. (중간 멘트 타임때 찍은 동영상은 인코딩이 끝나고 올려드리겠습니다.)
정식 공연은 6개월만이란다. (저는 처음 뵈요)
노래와는 또다른 분위기였다. 약간 무미건조한듯 침울한 분위기지만 종종 웃을때 정말 홀딱 깼다. 어떻게 그렇게 웃으시는지... 깼다고해서 나쁜 의미보단 찾을래 찾을 수 없었던 모습이라 활어마냥 신선했다. 멘트 몇번 듣고 나면 음악성을 떠나서도 이승열이란 사람은 방송과는 어울리는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 수 있었다. (스케치북 등 음악 방송 말고..)



자신도 잘 알고있는듯 무슨말인지 모르겠죠? 라며 웃기도 하고 음악으론 상상할 수 없던 이야기와 그 사람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시간이었다.
공연과 음악(앨범)을 비교한다면 공연>음악 이러한 공식이라고 누구나 알고 있겠지만 지금 껏 공연다니면서 느낄 수 없는 기운? 감동을 얻었다.
같은 공간에서 숨쉬고 있다는 것은 물론이요. 키보드, 기타 등 연주실력이 대단했다. 특히 코러스와 키보드를 담당해주신 전영호님의 연주는 오선지를 넘어 관객들 머리위를 찌르며 날아다니는 듯한 연주였다. 
예전 러브홀릭의 보컬 지선이 피쳐링을 했던 '가면'에서 지선의 역할을 해주셨는데 코러스와 키보드는 최고!

아래 비상 동영상에 등장하는 키보드와 코러스 해주시는분이 전영호님입니다.


듣고 싶었던 '비상(원더풀 데이즈OST)'도 색다른 버전으로 들려줬다. 신나게 따라 부르고 싶었지만 역시 ^^;;
<나가수>의 임재범이나 BMK도 대단한 뮤지션이지만, TV가 아닌 앨범으로 듣다보면 귀가 힘들어할때가 있는데 이번 공연의 이승열은 여유? 대충? 힘들지 않으면서도 감정이 실려 듣는 사람으로 하여금 편하게 감상하게 할 수 있는 힘. 그런걸 보고 관록이라고 하는걸까? 



기사를 통해서 3집을 준비중이라고 했는데, 1집 <이날, 이때, 즈음에>와 2집 <Exchange>의 곡들은 들려주고 3집에 수록될 노래들을 들줬는데 새로운 노래를 들려줄 수 있어서 좋다고 말하는 모습이 참되 보인다. 보통은 꽁꽁 숨겨뒀다가 한장이라도 더 팔려고 할텐데... 1집과 2집곡들도 앨범과 다르게 좀더 풍부한 연주를 들려줬는데, 가사와 제목이 없는 곡들이라 더욱 그렇겠지만 연주가 많았다. 메탈등의 장르를 좋아하지 않으면 요즘엔 간주 듣기도 어려운데 상당한 실력과 매력적인 멜로디로... 3집 구매에 도장을 찍는 순간이었다. 

세션 맴버분들이 실력이 대단한 것 같다. 전영호님의 키보드나, 드럼(신동훈)은 곡이 고조될때마다 웃으시면서 치는데 내가 절로 기분이 좋아졌다. 기타(윤상익)는 서울예대 나와서 이승열과 함께 공연하러다닌다고 무대조율하시는 분들이 말하는 걸 주워 들었다. 시간되면 이번 공연에서 다시 한번 느끼보고 싶다. 


마지막 무대인사 모습입니다. 

보컬/기타 이승열

키보드/코러스 전영호
베이스 이경남
기타 윤상익
드럼 신동훈


이렇게 아쉬운 공연이 끝났다. 앵콜을 부르는 관객 목소리가 작아서 걱정했는데 :)
준비된듯 나와서 두곡이나 불렀다. 두곡중 '우리는'도 마지막곡으론 최고지만, '푸른 너를 본다'도 듣고 싶었는데 아쉬워 더 해달라고 했는데 관객분들 식사도 하셔야하니 이만 물러가겠다고 하는데 사실 이승열이 더 배고팠던 것 같다. ㅎㅎ 

공연순서 
1. 5am
2. Mo better blues
3. 가면
4. 기억할게
5. 풍운
6. 비상
7. Secret
8. 노인 - Dream Machine
9. Butterfly
10. 그들의 Blues
11. Rain Song
12. You Make
13. 신에게 솔직히 - Secretly
14. Tsunami
15. So (앵콜)
16. 우리는 (앵콜)


안녕 바다도 그랬고, 이승열도 맨트 중간에 올림픽홀의 개관에 대해 말했는데 외국 밴드나, 걸출한 뮤지션들이 운동 경기장을 빌려서 공연을 하다보면 소리의 질과 관객의 편의시설이 부족하기 일쑤인데 앞으로 올림픽홀의 역할이 기대된다.

// 멘트하는 부분을 동영상으로 찍어놨는데(;;;) 인코딩이 늦어 나중에 올리겠습니다.

ps. 좋은 기회를 주신 위드블로그에 감사드립니다. 잦은 야근으로 피드백이 늦어 죄송합니다. (__)